가끔 주방 가전제품을 교체하러 현장에 출동하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TV나 냉장고처럼 매일 눈에 띄게 기능이 아쉽거나 고장이 체감되는 품목이 아니다 보니, '버튼 눌러서 웅웅 소리가 나면 대충 작동하는구나' 하고 무심코 넘기며 오랜 세월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방의 화석과도 같은, 정말 까마득한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오래된 슬라이드 후드와의 작별 인사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현장에 도착해서 상부장 아래를 빼꼼히 올려다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지어졌습니다.

 빛바랜 은색 바 위에 선명하게 적혀있는 두 글자, 바로 '쿠치나(CUCINA)' 로고 때문이었죠.

 요즘 젊은 주부님들은 고개를 갸우뚱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쿠치나라는 이름은 현재 대한민국 렌지후드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하츠(Haatz)'의 아주 오래전 옛날 브랜드명입니다.

 즉, 이 로고가 떡하니 박혀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기계가 족히 10년에서 15년은 훌쩍 넘긴, 그야말로 '은퇴 시기를 한참 놓친 대선배님'이라는 뜻이 됩니다.

 고객님께서도 "언제부터 달려있었는지 도무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며 머쓱하게 웃으셨습니다.ㅎㅎ

 기계가 힘겹게 돌아가긴 했지만, 사실 이 정도로 연식이 지난 모델은 사용 자체를 멈추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겉보기엔 그저 낡은 환풍기 같아도, 내부 모터와 전선은 이미 십수 년간 쌓인 유증기와 기름때로 겹겹이 코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계속 전기를 공급해 모터를 억지로 돌리면 내부 과열이 발생하고, 자칫 작은 스파크라도 튀는 날엔 찐득한 기름때에 불이 옮겨붙어 아찔한 주방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꿀 때가 진작에 지난 수준이 아니라, 가족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떼어내야만 하는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었던 셈이죠.

 

 

 본격적인 작별 의식을 위해 탈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다행히 이번 현장은 상부장 내부에 주방 자동확산소화기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덕분에 복잡한 배선 분리나 소방 설비 이전이라는 까다로운 지뢰밭을 피해, 비교적 수월하고 신속하게 낡은 기계를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후드가 빠져나간 자리는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십수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끈적한 누런 기름 얼룩이 타일 벽면과 상부장 안쪽을 빈틈없이 덮고 있었기 때문이죠.

 평소 아무리 주방 벽면을 깔끔하게 청소하신다 한들, 기계 뒷면에 숨겨진 이 공간은 후드 전체를 뜯어내지 않는 이상 절대 손이 닿을 수 없는 사각지대입니다. 

 

 

 저희는 이런 묵은 흔적을 모른 척 새 기계로 덮어버리지 않습니다.

 전용 세제를 오염 부위에 듬뿍 뿌려 딱딱하게 굳은 기름을 뭉근하게 불린 뒤, 팔이 뻐근해질 때까지 전용 스크래퍼와 걸레로 뽀득뽀득 소리가 날 때까지 벗겨냈습니다.

 

 

 환골탈태한 깨끗한 공간에 새롭게 자리 잡을 녀석은 바로 하츠(Haatz)의 최신형 슬라이드 모델입니다.

 재미있게도 옛날 쿠치나의 핏줄을 그대로 이어받은 직계 후손 격인 셈이죠.

 디자인은 예전 상부장의 규격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60cm 가로 폭을 유지하면서도, 전면부의 알루미늄 바 마감은 한층 더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모던한 자태를 뽐냅니다.

 

 

 이 슬라이드형 후드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그 '직관적인 단순함'에 있습니다.

 복잡한 터치스크린이나 액정 화면 같은 잔기능을 싹 빼고, 기본적으로 원하는 바람 세기와 조명 켜짐 유무를 안쪽 스위치로 한 번 세팅해 두기만 하면 끝입니다.

 요리할 때는 앞부분의 바를 스르륵 당기면 그 즉시 맑은 바람 소리와 함께 작동이 시작되고, 조리가 끝나면 툭 밀어 넣는 것만으로 깔끔하게 정지됩니다.

이처럼 구조가 단순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고장 날 부품이 적어 잔고장 없이 엄청나게 튼튼하다'는 최고의 장점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예전 쿠치나 시절의 침침했던 누런 백열전구 대신, 수명도 길고 눈이 쨍하게 밝아진 친환경 LED 조명이 가스레인지 위를 환하게 비춰주니 조리 환경의 질이 수직 상승하는 것은 덤입니다.

 필터 역시 기존의 삭아버린 방식이 아닌, 반영구적으로 뜨거운 물에 씻어 쓸 수 있는 촘촘한 2중 알루미늄 철망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위생 관리의 편리함까지 확실하게 잡았습니다.

 

 

 모든 꼼꼼한 설치의 화룡점정은 단연 흡입력 테스트입니다.

 낡고 지쳐 헐떡이던 예전 모터와 달리, 새 하츠 슬라이드 후드의 전원을 켜자마자 경쾌하고 힘찬 바람 소리가 주방의 공기를 시원하게 휘어잡습니다.

 그릴망에 키친타월 한 장을 살포시 가져다 대니 찰싹! 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흔들림 없이 달라붙습니다.

 주방 후드는 평생 쓰는 가구가 아닌, 10년 주기로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꼭 챙겨주어야 하는 '소모품'입니다.

 집 안 어딘가에 아직도 로고조차 지워진 아주 오래된 후드가 매일매일 힘겹게 돌아가고 있다면, 이제는 편안하게 놓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부담 없는 비용으로 주방의 공기와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환기해 드리는 저희 전문가들에게 언제든 마음 편히 연락해 주세요. 정직한 땀방울로 가장 쾌적하고 안전한 주방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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